부의 대물림이 감소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 반면 증여에 따른 취득세 부담은 크게 늘어난 것을 꼽는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무엇보다 보유세 부담이 줄면서 고가 및 다주택일수록 증여를 서두를 필요가 예전보다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부의 대물림이 급증한 때는 2020년~2021년이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2020년 하반기 증여비중이 무려 18.1%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서초는 2020년 하반기에 28%까지 치솟았다. 강남은 29.3%(2021년 하반기), 송파는 43.3%(2020년 하반기) 등 역대 최고 수치가 이때 나왔다.
증여 붐 이면에는 급증한 보유세 부담이 한 몫을 했다. 문재인 정부 때 공시가 현실화율을 대폭 높이고, 보유세 부담을 늘리자 이른바 집 가진 부자들이 앞다퉈 증여에 나선 것이다. “세금을 내느니 자녀에 물려주자‘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아파트 공시가격 추이를 보면 2020~2021년에 큰 폭으로 상승한다. 당시 매달 증여 건수는 물론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다 주택자의 보유세를 높이며 집을 팔도록 압박했지만 결국 자식만 좋은일 시켰다”며 “증여가 하나의 절세 우회로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 전문가는 “결국 징벌적 과세 제도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만 키우게 된 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