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을 휩싼 화마로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은 주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재민만 1만1000명 규모다. 사망자는 67명으로 늘었고, 건물 내부 수색까지 이뤄지면 그 수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현지 당국이 애쓰고 있지만 대피소 마련, 식량 보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이재민은 1만1000명 넘게 발생했다. 사망자는 기존 55명에서 67명으로 증가했고, 실종자도 약 1000명으로 보고됐다. 주택 및 상업 건물 1만2400채 전력이 끊긴 것으로 보고됐다.
마우이 카운티 당국 관계자는 “이번 마우이섬 산불은 지난 1960년 하와이섬 힐로에서 쓰나미로 사망자 61명이 발생한 이후 63년 만에 하와이주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마우이섬에는 와일루쿠 전쟁기념관 등 총 6곳에 대피소가 설치됐다. 푸칼라니의 커뮤니티센터, 카훌루이의 고교와 교회 등도 임시 대피소로 제공되고 있다.
문제는 침구나 세면도구 등 생활용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식량 지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마우이 푸드뱅크 리처드 유스트는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긴급 해상운송조차 2주가 걸린다”며 “우리에겐 현재 섬에 있는 제한된 자원들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 계열 KITV와의 인터뷰에서 “수백 가구 이재민이 발생할 것”이라며 “호텔 방 2000개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재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미 터전을 불길이 휘감은 모습을 목격한 터라 굳이 복귀하려는 의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마우이 카운티 수도 당국은 ‘식수 오염’도 경고하고 나섰다. 수돗물이 오염됐을 수 있어 마시지 말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미지근한 물로 짧은 시간 동안만 샤워하라고 전달했다. 당국 관계자는 “수도관 대부분이 산불에 노출된 상황에선 수돗물을 끓인 물조차도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한국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접수된 인명 피해는 없으며, 여권이 소실된 한국 여행객에겐 긴급 여권이 발급됐다. 현지 교민 수는 500명 이상, 여행객은 수백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재 화재로 통신 상황에 좋지 않아 정확한 현황 파악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려졌다.